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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 파행에 대한 우리의 입장

  • 작성자
    유중호
    작성일
    2005년 12월 28일
    조회수
    1600
  • 첨부파일
인천일보 파행에 대한 우리의 입장

인천일보사는 1988년 창간 이후 인천광역시와 경기도를 대표하는 유수한 지역 언론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올해는 지역신문지원육성법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발행되는 지방일간지 중 부산일보 등 5개 언론사에게만 해당되는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의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인천일보사는 노동조합의 전횡과 최근 선임된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독선적 행태로 사장과 이사진, 편집국장, 편집국 기자 등 상당수의 임직원들이 사표를 내고 회사를 등지는 내홍에 휩싸였습니다.

사태는 지난 9월 말의 인사로 촉발됐습니다.
당시 황호수 대표이사는 편집규약을 무시한 채 9월 26일 자로 발표한 인사 명령을 편집국 간부들의 이의제기와 이사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공식 철회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권익보호라는 구호를 앞세운 노동조합은 편집국의 정치부장과 사회부장을 노동조합원으로 보임해야 된다는 주장을 내세웠고 편집국 구성원들은 노동조합의 월권적 행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섰습니다.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을 근거로 회사의 인사권과 경영권을 쥐고 흔드는 전횡에 맞서 결국 편집국 간부와 취재기자들을 중심으로 ‘인천일보 바로세우기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노동조합은 편집국을 강점하거나 혹은 편집국 구성원들을 일시적으로 감금하는데 이어 회사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대자보를 통해 끊임없이 인신공격을 하는 등의 다툼이 계속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비대위 측의 회사 살리기를 위한 순수한 의도가 담긴 문건을 마치 기자들이 자본에 편집권을 팔아넘기기 위한 음모로 공표하면서 자신들의 입지 강화라는 목적을 위해 대외적으로 신문사의 위상을 크게 추락시킨 바 있습니다.
언론사 내부의 다툼을 민노당, 민노총, 언론노련 등의 친 노조적인 단체를 끌어들여 성명 발표를 유도하고 비대위 구성원들을 악의적으로 매도하면서 동시에 회사 내부 싸움의 주도권을 찾는데 악용했던 것입니다.

이어 급여와 상여금 지급마저 중단된 상태에서 노동조합은 역시 조합원 권익보호라는 구호를 앞세워 비대위 측 회사 간부들에게는 10월과 11월 치의 급여조차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들에게는 상여금까지 지급하는 등으로 회사는 자금집행권 자체가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졌습니다.

회사에 자금이 돌지 않자 체불 임금 등을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대표이사 직무대행에 선임된 박세호 경기본사 부사장은 추가 인사를 자제하라는 이사회의 권고를 무시한 채 다시 노동조합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인사 명령을 내렸고 나아가 편집국 간부들과 일체의 협의조차 없이 경력기자를 모집하는 등으로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비대위 구성원들은 이전투구식인 노동조합과의 싸움에 진저리를 쳤고 나아가 사태 수습을 기대했던 대표이사 권한대행의 독선에도 맞섰으나, 상식이 통하지 않는 회사를 더 이상 다닐 수 없게 되면서 개별적인 의사로 사표를 제출하는 등, 차례로 회사를 등지게 됐습니다.
서로 친엄마라고 주장하는 두 엄마에게 아이를 힘으로 당겨서 데려가라는 주문을 냈던 솔로몬의 이야기처럼 창간 당시부터 인천일보의 오늘을 이어온 비대위 측 회사 간부와 기자들은 더 이상 인천일보가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었던 것입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노조나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자신들이 잘못이나 부당한 처사에 대한 반성은 없이 “비대위 측 구성원들이 곧 회사로 복귀할 것이며 사태는 원만히 해결되고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비대위 측 구성원들을 인사항명자라는 식으로 매도하고 있고 나아가 사표를 수리조차 하지 않은 채 “비대위 측 구성원들이 회사의 업무방해를 목적으로 집단사표를 제출했다”며 사표를 낸 기자들에게 대기발령이라는 인사 조치를 내렸습니다.

회사의 대표이사, 그리고 이사회의 주요구성원, 편집국의 기자 대부분이 노동조합과 다투다가 결국 밀려 나가는 전대미문의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된 배경은 이렇게 된 것입니다.
인천일보를 지키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사람들은 유감스럽게도 현 단계에서 회사로 돌아 갈 생각은 추호도 없는 실정입니다.
다만 창간 이후 저희들이 키워왔고 몸 담아왔던 인천일보가 빠른 시일 안에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 같습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노선의 노동조합의 전횡이 계속되는 한, 또 단 한 번도 언론사 근무나 경영 경험조차 없이 독선적인 경영을 일삼는 현 박세호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인천일보가 정상화되기는 어렵고 힘들 것입니다.
이 같은 저희들의 지적은 인천일보가 인천과 경기 지역민들의 민의를 받들어 늘 건강한 신문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간절히 염원하기 때문입니다.

2005년 12월 28일 인천일보 바로세우기 비상대책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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