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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장례문화

  • 작성자
    구연옥
    작성일
    2007년 7월 13일
    조회수
    1057
  • 첨부파일

유사 이래 이 땅에 묻힌 시체(묘)가 그대로 보존되었더라면 이 강산은 다 무덤으로 덮였을 것이고,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가 다 이 땅에 매장된다면 인간은 공동묘지 가운데서 사는 결과가 올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 정부는 매장 위주의 묘지문화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하고 장례에 관한 법을 새롭게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그 골자는 화장을 위주로 하되 기어코 매장을 하겠다고 고집하는 자에게는 매장 후 15년이 지나면 다시 화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처음부터 화장을 해서 납골함이 낫지 않겠는가.

 





여론조사기관인 현대리서치에 의뢰, 서울시에 거주하는 20대 이상의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화장, 납골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85.4%인 데 반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대답은 8.9%에 불과했다. 화장, 납골 방식에 대한 찬성률은 1998년에 70.5%에서 99년에는 77.8%, 2000년에는 83%로 매년 꾸준히 증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화장, 납골 방식을 좋아하는 이유로서 환경보존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71.8%)이 가장 높았고 위생적이고 손쉬운 관리(13.6%), 비용절감 등의 경제성(7.6%), 성묘의 편리성(6.2%)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의하면 우리의 의식구조가 급격히 변하고 있음이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즉 죽어서 좋은 땅에 묻혀야 부활 때에 지장이 없다든가, 죽어서 화장을 함은 저주받은 끝맺음이라는 통념이 당면한 실용적 현실에 의해 그 자리에서 서서히 물러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를 정리하면, 첫째, 국토를 아름다운 녹지동산으로 보존하기 위해서, 둘째, 막대한 비용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셋째 매년 여의도 면적의 2배씩 늘어나는 묘지로 인해 이후 10년 이내에 묘지를 더 이상 쓰기 곤란하게 되기에, 넷째, 매장 장례비용을 절감하는 화장, 납골이 바람직하기에, 다섯째, 자녀들의 효성심 등이다.

자손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는 묘에 잡초가 우거지며 산짐승의 난장판이 된다면 그 자손이 아무리 성공하고 출세했다 해도 그 황폐한 무덤은 조롱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며, 그 무덤의 주인공은 자손들의 무책임, 불효막심에 대해 분노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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